마루노우치라는 단어를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기업이 즐비한 오피스 지구를 연상한다. 하지만 마루노우치 일대는 120년 전만 하더라도 황무지 군부대에 불과했다. 원래 마루노우치는 에도 시대에 봉건 영주들의 주택들이 즐비한 동네였지만, 메이지 시대에 들어서며 군부대로 쓰였다. 1880년대 중반, 서양열강들이 한창 동아시아로 진출하며 일본 메이지 정부는 위기감을 느낀 나머지 군부대를 이전해 군비 확충을 위한 시도를 한다. 의지는 있었으나, 이전 자금이 부족했다. 군부대 이전을 위해 자금을 마련하고자 고육지책으로 꺼내 든 카드가 마우노리치의 땅을 매각하여 그 자금으로 이전 자금을 충당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황궁 옆"에 위치한 황무지 땅을 아무도 사려는 사람이 없었다. 황궁 옆이니 당연히 엄격한 건축 제한을 받게 되는지라 사업성이 쉽게 나오지 않기 때문이었다.
다급해진 메이지 정부는 당시 조선업으로 전성기를 누리던 미쓰비시의 최고 경영자인 이와사키 야노스케에게 마루노우치 일대의 땅을 사가라는 제안을 한다. 이와사키 야노스케는 고민에 빠진다. 당시 오른팔이었던 쇼다 헤이고로는 영국의 조선업 시찰을 위해 런던에 나가 있던 상황이었는데, 런던의 아방가르드한 거리를 보고 충격을 받고 일본에 서양식 상업지구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느꼈던 터였다. 이와사키 야노스케의 연락을 받은 쇼다 헤이고로는 마루노우치의 군부대가 매물로 나왔다는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이와사키에게 전보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