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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는 디벨로퍼] 1세대 디벨로퍼 신영 이야기

생성일
2025/06/12 01:08
태그
부동산 개발업계에서 신영의 정춘보 회장을 모르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전남 광양 55년 출생으로, 부산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다 1988년 개인사업자로 부동산 개발업에 첫 진출을 했다. 22년 자산총액 5조원을 넘기며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포함된 바 있다.
신영의 지배구조
신영 지배구조도, 출처 : 공정거래위원회, 24.5.14. 기준
신영의 지배구조를 살펴보자.
다소 복잡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주)신영이 대부분의 계열사를 직접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누구든 지주회사인 신영의 지분을 지배한다면,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구조다. 지금까지 우리가 함께 살펴봤던 국내의 수많은 디벨로퍼들과는 상당히 다른 구조다.
국내 대부분의 디벨로퍼들은 지주회사를 통해 계열사를 지배하지 않는다. 오너 혹은 오너 일가가 각각의 법인을 직접 지배하게 되는 구조다. 이러한 구조의 맹점은 정보수요자로 하여금 거대한 장벽을 만든다. 그룹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법인 단위의 리서치가 아닌 사람 기반의 리서치가 중심이 되기에 에너지 소모가 많이 되기 때문이다.
신영처럼 계열사가 많을지언정 지주사를 통해 깔끔하게 다른 법인을 지배하고 있으면, 지주사 중심으로 감사보고서를 꼼꼼하게만 살펴봐도 한번에 꽤나 많은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신영은 부동산 디벨로퍼들 중 가장 먼저 지주사 체계를 갖춘 바 있다. 자산규모는 엠디엠그룹이 훨씬 크지만, 작년 신영과 신영플러스의 합병으로 엠디엠보다 먼저 계열정리를 일단락 지었다.
실적 추이 및 계열사 현황
신영 계열사 실적 추이, 출처 : 각 사 감사보고서, 조르바 자체 정리
주요 계열사만 간략하게 정리했다.
신영에셋, 브라이튼자산운용, 에스엘플랫폼, 신영홈스부동산중개법인을 비롯해 다수의 PFV와 SPC, 섬유산업 계열의 대농과 그 자회사들이 존재한다.
신영 및 계열사 사업장 상세 내역, 출처 : 각 사 감사보고서, 조르바 자체 정리
신영
분당의 로얄팰리스와 하우스빌을 시행하며 2000년 초반까지 총 매출 4천억원을 인식했다. 그 이후 한동안 대부분 1000억 미만의 사업지만 개발했다. 2004년 들어서야 인천논현지웰을 시행하며 순차적으로 3000억원을 인식한다. 신영이 지금까지 진행했던 사업을 매출 규모 순으로 나열해 보자면, 고양삼송, 천안불당, 위례, 용인역북, 분당 주복, 파주 운정, 인천 구월, 인천 논현 등이다. 1999년부터 대략 6.4조원 가량의 누적 매출을 시행사업으로만 시현했다. 같은 기간 동안 신영은 총 632억원을 배당한 바 있다. 생각보다 배당 규모가 크지 않아 놀랐는데, 패턴을 보면 버는 족족 땅 사기에 여념이 없어 현금흐름이 우수한 편은 아니다. (이건 어느 시행사나 마찬가지)
2024년 신영플러스를 흡수했다. 장남 정무경씨의 신영 지분율이 기존 1.48%에서 14.57%까지 확대 됐는데, 신영이 원래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8.12%까지 소각하며 장남의 지분율 영끌에 기여한 셈이다.
신영플러스
신영의 사업장 상세내역을 자세히 보신 분은 눈치 챘겠지만, 신영은 2018년 이후로 자체 사업장을 늘리지 않는다. 같은 해인 2018년, 신영에셋을 인적분할하여 신영플러스라는 법인을 신설한다. 알려진 바와 같이 신영플러스는 장남 정무경씨가 지분 48%를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있던 법인이다.
신설법인인 신영플러스로 알짜 PFV인 신영피에프브이제1호도 함께 넘어오게 되는데, 울산지웰시티자이를 시행하며 이후에 1.3조원의 누적 매출(신영그룹이 시행한 단일 프로젝트 중 청주 다음으로 규모가 큼ㅎㅎㅎㅎ)을 기록하는 도관이었다.
그렇다. 아들 장가 보내는 데 어디 빈 손으로 보낼 수 있으랴. 알짜 PFV를 손에 쥐어 주신 거다. "신설"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몇 년 뒤에는 자기자본 1000억원에 달하는 법인으로 성장는데 큰 공을 세운다. 신영의 절대 사이즈가 너무 커버려 엠디엠 케이스만큼 자녀가 합병법인의 유의미한 지분율까지는 확보하지 못했지만, 아직 배 한척이 더 남아 있다. 아래에서 설명한다.
대농
대농은 방적 등의 섬유제품을 제조/판매하는 회사로, 1955년 대한농산으로 설립되어 1973년 대농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2004년 회생절차 진행 당시 신영이 인수한 바 있다. 이듬해인 2005년 부동산개발사업부를 물적 분할 해 신영대농개발을 설립했다. 2022년 의류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대농어패럴을 설립했다. 정춘보 비상근 회장님은 대농에서 5억원의 연봉을 수령중...
신영씨앤디
2007년, 피혁+건설사업을 영위하던 동성이 회생절차에 들어가자 신영이 대농과 함께 동성을 인수하고 사명을 변경했다. 계속 시공업을 영위하다 최근에 들어서야 답십리와 개봉동에서 각각 오피스텔과 주상복합을 개발해 매출을 인식했다.
신영대농개발
2021년까지 신영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가 자본잠식 전환 한 2022년 장남 정무경씨가 신영의 보유 지분 전량을 인수한다. 신영대농개발은 청주지웰시티 1차 주상복합을 개발한 바 있으며, 현재 평택 현덕면 화양리와 청주 흥덕구 송절동에 개발 용지를 보유중이다. 신영이 청주를 기반으로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 한 바 있는데, 넓은 의미에서 청주는 신영의 친정과도 같은 곳이다.
재미있는 점은, 신영대농개발만 장남이 100%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주사인 신영은 단 1%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그 말인즉슨, 지배구조 정리를 위한 단계가 남아 있을 수 있음을 암시한다. 결국 지주사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정리하려면 궁극적으로 신영대농개발도 신영과 합병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자본잠식 전환하자 마자 장남에게 전량 지분을 넘긴다. 2)친정 텃밭에서의 사업지가 남아 있다. 3)이제 벌 일만 남았다. 4)신영과 합병시 장남 정무경씨가 신영의 지분을 추가 취득해 지배력을 다지는 레버리지로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법인이다. (고PER에 사서 저PER에 팔기 오짐)
에스와이신도시개발
청주지웰푸르지오시티를 개발해 누적 매출 1800원 가량을 시현했다. 2021년 마포구 KT신촌지사 부지를 매입한 바 있는데, 덕분에 22년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되는 데 일조한 바 있는 법인 중 하나다.
신영브라이튼여의도
모두가 잘 아는 프로젝트로, MBC 부지를 6000억원에 매입해 브라이튼 여의도를 개발했다. 총 예정 매출액은 1.5조원 수준으로, 오피스텔만 선분양 해 5000억원을 인식한 바 있고, 최근에야 아파트 후분양 분 중 임차인에게 양도한 매출액 5000억원 가량이 추가 인식 됐다. 남은 물량은 2024년 말 기준 유형자산으로 계상되어 있다. 23년, PFV 유상감자를 통해 GS건설 및 NH투자증권의 지분을 엑싯 시키고 작년에는 잔여 공사비 채권 1500억원을 대출로 일단 돌려 막았다.
휴먼스홀딩스제1차PFV
전남 광주 전방,일신방직공장 부지에서 복합개발사업을 진행 할 예정으로, 신영 다음으로 자산 규모가 가장 큰 법인이다. 22년 공시집단 기업대상으로 지정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비티남부개발
해운대 우동 부지를 2021년에 매입하여 브라이튼 해운대를 개발하려고 했으나, 작년에 매각한 바 있다. 이자비용 포함 원가에서 약 60억원 수준의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된다.
나가며
신영은 긴 업력에 비해 매출 규모 1조원이 넘는 프로젝트는 손에 꼽을 정도다. 그 말인 즉슨, 잘게 쪼개진 사업들이 PFV혹은 SPC에 흩어져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일일이 다 언급하기에는 내 손가락도 소중하므로 여타 법인에 대한 언급은 생략하기로 한다. 자세한 내용은 위에 법인 별 사업장 내역을 확인 하시길 바란다.
총평
신영은 잔잔하게 분산투자 잘 하는 스타일이라고 해야 하나. 주식으로 치면 주가 안오르는 만년 저PER주 같은? 덕분에 인지도 대비 벌어 놓은 돈의 규모가 의외로 크지는 않다. (재력으로 보면 한림건설보다 한참 아래임) 어차피 공정위는 자산규모로 줄 세우기를 하며 대기업 타이틀을 주시는데 ㅎ, 참고로 말하자면 빚도 자산이다. 즉, 빚이 많아도 대기업은 가능하단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