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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는 디벨로퍼] 현대건설과의 불편한 동거, 인창개발 이야기

생성일
2025/06/12 01:11
태그
Note. -이미지 파일에는 인창개발을 비롯하여 외감 및 비외감 회사들이 포함되어 있음. (올가개발, 새결플래닝은 제외) -비외감 회사들의 24년 말 기준 데이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아 23년 말 기준으로만 정리함. -단위 : 백만원
인창개발 및 관계사 실적추이, 출처 : 각 사 감사보고서, 조르바 자체 정리
작년까지는 블로그에 외감 법인들의 숫자만 정리해 포스팅을 했는데요. 사실 비외감 법인이라고 해서 숫자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시행사, 시공사의 대다수는 외감법인이지만, 대부분의 프롭테크 업체들은 비외감 법인입니다. 프롭테크 업체들 또한 부동산 섹터에 포함된 회사들입니다. 따라서 올해부터는 외감 법인 뿐만 아니라 부동산 전반에 걸쳐 있는 비외감 법인들 얘기도 함께 해볼까 합니다.
매년 3월~4월은 1년 중 가장 바쁜 일상을 보냈는데요. 국내 기업들 대부분의 온기 실적이 발표되는 시즌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금융기관에서는 결코 저렴하지 않은 데이터 프로그램을 사용해 감사보고서보다 자세한 재무제표의 전 계정을 볼 수 있긴 한데요. 감사보고서가 제출되고 데이터가 입력되는데까지 시차가 존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실적시즌마다 어지간한 전 상장사를 다 모니터링하려는 욕심 때문에 데이터 입력시간까지 기다리질 못했는데요. 하루종일 다트 새로고침 하면서 사업보고서가 제출되는대로 감사보고서를 빠르게 스캐닝 하며 신규 보고서가 올라오는 속도가 더 빠른지, 내가 읽는 속도가 더 빠른지 나 혼자의 싸움을 줄곧 해왔습니다. 덕분에 라섹수술을 했음에도 급격한 시력저하가 찾아왔고, 밤에는 마음의 눈으로 운전을 하게 되는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서론이 길어진 이유는 하나입니다.
인창개발은 김영철 회장을 필두로 수많은 관계사가 존재합니다. 올해는 비외감까지 데이터를 다듬다 보니 안그래도 나빠진 눈, 약간 과장을 보태어 내가 장님이 될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두려움을 안겨준 회사입니다. 차라리 연결 감사보고서라도 제출하면 한 번 클릭으로 여러 회사를 일망타진 할 수도 있는데, 우리 김영철 회장님께서는 자비 없이 한땀한땀 개별 재무제표를 공시하시고 계시죠. 정제된 상장 기업들의 감사보고서를 펼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난이도입니다. 눈만 버리는 게 아니라 손목까지 나갈 지경이죠.
각설하고 시작하겠습니다. (이하 반말)
인창개발
가양동 CJ부지에서 진행하는 지식산업센터 등 개발사업과 가산동 LG연구소 중 A부지에서 지식산업센터 개발을 진행한다. 가양동 CJ 부지는 작년 2.8조원의 본PF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Tr.A 1.6조원, Tr.B-1 6000억원, Tr.B-2 2800억원, Tr.B-3 3200억원 등으로 구성된다. 현대건설이 자금보충 등 신용보강을 약정하며 하드캐리 했다.
가산동 지식산업센터 개발사업 또한 작년 10월 4500억원 규모의 본PF 전환에 성공했다. Tr.A는 2000억원, Tr.B는 2500억원으로 구성되며, 현대건설이 역시 Tr.B에 대해 자금보충과 채무인수, 책임준공 약정을 제공했다.
이밖에도 인천 남동구 고잔동, 의왕시 삼동 등에서 개발사업을 진행하는데, 인창개발 입장에서 규모가 미미하여 언급은 생략한다.
인창개발이 파주 운정3지구 주복 부지를 LH로부터 낙찰받은 2021년에 현대건설로부터 약 800억원 수준의 차입을 추가로 일으킨 바 있으나, 2022년과 2023년에 걸쳐 현대건설 차입금을 모두 상환했다. 그리고 작년 2024년 68억원을 현대건설로부터 신규 차입했다. 주복 1,2,5,6부지는 현재 LH와의 토지매매계약 해지 얘기가 오고가는 상황으로 LH에 기지급한 계약금은 약 1065억원에 달한다. LH向 연체료는 2024년 말 기준 1111억원에 달해 계약금을 초과한 상태다. 선급금 1065억원에 대한 상각처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코아셋디앤씨
가산동 소재 옛 LG전자 연구소 부지에 지식산업센터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B연구소 부지에서 진행한다. 작년 11월 본PF 전환을 완료 한 바 있다. 4200억원의 규모로 Tr.A 1700억원, Tr.B 2500억원으로 구성된다. 건설공제조합이 시공사의 책임준공 의무를 보증한 몇 안되는 사업장 중 하나다. 현대건설은 책임준공의무를 불이행하는 경우 Tr.A 대주에 대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하는 케이스다. Tr.B 2500억원에 대해서는 자금보충의무를 부담한다. 착공은 올해로 계획이 발표된 바 있다.
늘솜디앤씨
고양 삼송 5-2BL에서 연면적 4.2만평 수준의 지산 개발하여 작년에 준공했다. 총 분양예정금액은 약 5000억원으로, 분양미수금은 1020억원 중 작년에 약 880억원을 상각처리 한 바 있다. 자산총계 638억원, 자본총계 약 140억원 수준으로 부채비율이 높아 보이지만 이자발생부 부채는 약 164억원 수준(관련 PF 1320억원은 작년에 상환 완료)이고 미지급금이 약 342억원 계상되어 있는 상황이다. 지식산업센터답게 총 24건 소송금액 86억원 수준의 소송이 진행 중에 있다. 대부분 계약금 반환, 분양대금 반환 및 채무부존재확인, 매매대금반환, 분양계약해제 소송이다. 험난하다. 이제 겨우 1심이다.
바론개발
가장 멀쩡한 법인 중 하나로, 하남미사에서 연면적 7만여 평의 지식산업센터를 개발한 바 있다. 총 분양예정금액은 6768억원으로,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순차적으로 매출 인식됐다. 일부 미분양 분이 남아있어 용의 눈물만큼 미담대를 받았다.
제이엠디앤디
김영철 회장의 두 자녀가 보유하고 있는 법인으로, 딱히 뭘 하는 법인은 아니다. 관계사로부터 약 250억원 정도를 차입해 채권 300억원을 보유하고 이자수익만 인식한다. 작년 기준 순이자마진 34억원을 시현했다. 무슨 채권 샀는지는 안알랴줌. 하율디앤씨와 마찬가지로 다른 관계사에는 돈을 빌려주지 않는 청정구역이다. ^^;;
익원
"아직까진" 멀쩡한 법인 중 하나에 속한다. 오산 세교지구에서 지식산업센터를 개발하는 법인으로 25년 8월 준공예정이다. 연면적 약 7만여평 규모로, 총분양예정금액 7263억원 중 작년 말까지 약 5300억원이 매출로 인식된 바 있다. 작년 말 기준 분양율은 92.55% 수준이다. 11건의 계약금반환 청구소송 등이 진행중이나, 소가는 크지 않다.
래스코
2019년 하남 미사에 지산을 준공했던 법인으로 총분양금액 3140억원이 2019년까지 대부분 인식됐다. 김영철 회장이 본인 명의로 보유하고 있던 반포 자이를 2020년에 래스코에 매각한 바 있다. 현재 가족들의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반포자이를 래스코가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는 인창개발이 진행중인 의왕 삼동 개발사업에 담보로 제공되어 있다.
인창디앤씨
2016년에 위례신도시 엠코타운 센트로엘을 준공한 바 있는데, 공동주택 673세대를 분양하여 2016년까지 약 4483억원을 인식했다. 정산이익의 대부분이 관계사 기세에 거의 지원사격을 나가 있는 상황이다.
인케이코리아
따님이 지분 100%를 가지고 인크커피와 중식당인 테이블린을 운영하는 법인이다. 인창이 지산을 개발한 하남과 다산 등에 점포들이 입점해 있다. 대규모(?) 누적적자로, 운전자금의 대부분을 바찌와 바론개발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전 관계사들이 십시일반 커피를 팔아주고 있는데, 작년 한해만 관계사들이 약 8억원의 매출을 기여했다. (23년엔 15억원어치 커피 마셔줌; 사실 커피만 마신건지, 중식도 같이 먹어준건지 모르겠지만 구분의 실익이 무의미하므로...이만...) 4대 보험을 납부하는 직원 규모는 작년 기준 약 30명 전후인듯 한데, 급여가 66억원이다. 아무래도 신의 직장인 것으로 추정된다.
기세
기세를 몰아야 하는데, 24년 말 기준으로 관계사 중 가장 힘든 법인이 기세다. 21년 LH로부터 매입한 하남시 풍산동 토지의 매매 계약이 해지 되어 관련 손실 484억원을 인식한 바 있다.
신광교 클라우드시티(지식산업센터지만 지식산업센터라 부르지 못하는 하이엔드 오피스)를 현재 분양하고 있다. 연면적 10만평 규모의 지산으로 분양예정 금액은 무려 2조원에 달한다. 24년 말 기준으로 분양율은 24.59% 수준이다. 해당 사업장은 현대건설이 아닌 현대엔지니어링이 하드캐리 해야 하는 사업장이다.
라니디앤씨
현재는 비외감 법인으로 2021년 성남 고등지구에 지산을 준공한 바 있다. 관련 매출 총 1717억원이 2021년까지 인식됐고, 정산 이익 대부분이 관계사들 지원 차원의 대여금으로 나가 있다.
케이앤트
비외감 분양대행사로, 김영철 회장을 제외한 세명의 가족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법인이다. 타 관계사들에 대여를 해주지 않는 몇 안되는 법인 중 하나다.
하율디앤씨
2019년 기세가 보유하고 있던 파주 운정지구 복합용지를 양수 받아 3413세대 규모의 힐스테이트 더 운정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준공 예정으로 총 분양예정금액은 2.7조원(분양율 98.64%라고 쓰면서도, 하..지금 분양율 따위가 중요한게 아닌데 싶..미입주....)이며, 작년까지 누적으로 2조원의 매출이 인식됐다. 작년 한 해에만 1.1조원의 매출을 인식했다. 분양미수금은 4100억원도다. 관계사 중 자기자본 기준으로 규모가 가장 큰 법인이지만, 관계사에 돈은 거의 빌려주지 않고 받기만 한다. (제일 여유 있는데, 더 없는 관계사들로부터 돈을 빌림)
테라개발
해마루개발로부터 넘겨 받은 남양주 별내 지산을 개발한 법인이다. 분양미수금 483억원 중 344억원을 작년에 대손처리 했다. 의왕시 학의동 상업1BL은 작년에 선급금에서 건설용지로 계정 대체됐는데, 여기도 지하3층~지상5층, 452실 규모의 업무시설과 근린생활시설이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바찌
다산진건지구 현대 지산 개발사업을 진행해 재미를 봤다. 해당 사업지에서 스파디움24라는 찜질방을 자체 운영 중인것으로 파악된다. 작년 한 해 7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 중 53억원이 스파매출이다. 해마루개발로부터 넘겨받았던 김포 부지는 작년에 새결플래닝으로 양도했다. 바찌는 다른 관계사들의 자금줄 역할을 맡고 있다.
해마루개발
보유중이던 김포 운양동 부지도 바찌로 넘기고, 복정동 토지도 PFV에 매수인 지위를 양도하여 작년 기준 거의 껍데기만 남은 법인이다.
포르스건설
바찌와 기세로부터 돈을 빌려 파주운정3지구 상업용지를 약 9000억원에 분양 받았으나, 작년 말 토지 선급금 918억원 중 446억원을 대손처리 했다. 파주 운정3지구와의 인연은 여기까지..(?)
루다디앤씨
하남 미사 3차 현대지식산업센터 개발해서 22년 준공했다. 분양예정금액 2546억원 중 작년까지 누적기준 2246억원만 인식됐다.
나가며
인창 입장(정확히는 현대건설)에서 현재 가양동 CJ부지와 가산 LG연구소 자리에서 진행하는 지식산업센터 개발 사업에 명운을 걸어야 하는 국면이다. 작년 말 기준 현대건설이 신용공여 한 사업장의 보증규모가 전체 5.8조원 수준인데, 여전히 실질 차주 기준 김영철 회장 단 한사람의 익스포저전체의 35.6%다. 대기업에서 대체 이게 어떻게 가능한 구조인지, 볼때마다 놀랄 뿐이다. 심지어 인창개발은 수많은 관계회사들과의 자금대여 방식이 순환구조로 엮여 있어 사업장 하나가 힘들어지면 관계사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가 타 회사 대비 복잡하고, 강도도 강할 수밖에 없다.
할 수 있는 건 이제 지산 분양 잘 되길 기도하는 것 뿐.
회장님의 곳간엔 그래서 얼마가 남았을까?
전체 관계사의 자본총계를 합산해봤다. 현재 LH와 계약해지 논의가 나오고 있는 파주 운정 3지구와 관련하여 인창개발은 선급금 약 1000억원에 대한 대손을 인식하지 않았고, 포르스건설은 선급금의 약 절반 정도만 대손을 인식했다. 그 말인즉슨, 작년 기준에는 인식되지 않았지만 현재 기준 대손을 인식할 가능성이 있는 자산 중 의미있는 규모만 합산하면 ?
자세한 얘기는 텔레그램 채널에 남겨 두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